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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 패션인사이트 843호 |

‘광군제 신화’는 계속될까?

중국 플랫폼 이벤트의 득(得)과 실(失)

2018년11월11일 24시, 티몰(天猫) 광군제 최종 매출액은 2,135억 위안(한화 약 35조원)을 달성했다. 티몰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전년대비 26.9% 성장하였고, 하루 배송 건수만 10.42억 건이었다. 이 수치는 17년 전 세계 GDP 98위에 해당하는 라트비아의 1년 GDP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2018년 광군제 최종 거래액

◇ 이커머스 플랫폼 이벤트, 광군제의 탄생

중국에서는 이커머스가 시작된 이래로 광군제, 1212와 같은 특정 일자와 연관된 이벤트들이 많이 생겼다. 이중에서 단연 최고는 광군제 쇼핑 축제이다. 중국 이커머스 최대 이벤트인 광군제는 사실 우연하게 탄생했다. 2009년 여름 타오바오샹청(티몰의 모태)이 수립된 지 1년이 되는 해에 장용(현 알리바바 회장)의 사무실에 마케팅부서가 모여 우리가 하루쯤 큰 이슈가 될만한 거래액을 만들자고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당시 11월은 패션을 포함 소비 시장은 조금 애매한 시기였다. 국경절 매기가 막 끝난 시점이고, 곧 원단(元旦) 이벤트가 진행되는 시기로 온-오프라인 시장 모두 소강기의 상황이다. 그런데 장용은 11월이 날씨가 추워지는 시기로 분명 시장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전 품목 50% 할인, 전국 무료 배송. 지금 광군제의 상징이 된 이 두 가지 캐치프레이져가 이날 1시간 회의 만에 도출된 방안이었다. 일자는 우선적으로 11월 11일로 정했다. 1111이 기억하기도 쉽고, 광군제의 기존 절기로 전달하기도 좋았기 때문이다.

광군제 첫 해 당시 마케팅팀의 일원이었던 렁위에(冷月)가 회상하기를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 방법인데 당시 기술적인 부분의 문제가 많아서 행사를 준비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사진이 하나도 없는 알몸판 타오바오샹청을 준비했다고 한다. 만일 시스템상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임시적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렇게 타오바오샹청의 도약을 위해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가 지금은 중국 전역을 넘어 세계적인 쇼핑축제로 발전하게 됐다. 15년도에는 거래액이 블랙프라이데이와 싸이버먼데이 3배에 이르게 되었다.

티몰 광군제는 이제 10년차에 접어들었고, 플랫폼의 한 이벤트에서 이제는 전 국민의 쇼핑축제로 변화했다. 오늘날 중국에서 택시기사, 택배원 뿐만 아니라 아파트의 경비원까지 모든 소비자들이 광군제를 알고 누리고 있다. 광군제 전날 퇴근 시 모든 직원들은 ‘서로 오늘 자정 쇼핑에 성공해’가 인사가 될 정도이다. 장용의 말에 의하면 런던탑에서 파리 샹젤리제까지 갈수록 해외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고,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광군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모 여행사는 외국인을 위하여 중국 광군제 기간에 맞춰서 시작하는 여행 상품을 출시했고, 외국인들이 중국에 와서 광군제의 쇼핑 혜택을 누리고 쇼핑 축제를 경험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을 위한 광군제 여행 상품

티몰 광군제는 지난 10년간 많은 혁신을 견인해 왔다. 직접 소비자의 변화를 지켜보며 온-오프라인 융합의 신소매 모델을 탄생시키고, 빅데이터라는 도구로 새로운 유통 혁명을 창조했다.

광군제를 이끄는 거대한 네티즌 그룹이 새로운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고 있고, 모바일 사용자/온라인쇼핑 소비자/모바일 지불 사용자의 증가는 이커머스 소비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모바일 사용자의 증가는 신소매의 새로운 동력원이다. 09년, 10년도에 소비자는 광군제 때 모두 PC를 통해 주문했다. 그러나 11년부터는 모바일을 통한 주문자가 증가했다.

16년도에는 80%를 넘었고, 주문량도 PC를 넘어섰다. 모바일 사용자들은 하나의 품목을 구매하는 일은 하나를 주문하고 지불하는 이 프로세스의 배경에 ‘알리바바 생태계’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알리페이이다. 15년 광군제에는 할부 결제 시스템이 등장했다. 16년도에는 전체 교역량의 20%를 차지했고, 구매 편의성 뿐 아니라 보험과 금융상품까지 제공했다. 물류 또한 광군제의 큰 화두 중 하나다.

알리바바그룹의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광군제에는 거대한 주문량만큼 폭발적인 배송량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알리바바는 자회사인 차이니아오를 설립하였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최단 기간 배송, 배송 품질등을 보장하고 있다. 13년도 1.52억 건의 주문량은 16년도 6.57억 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광군제를 위해 준비한 스마트 배송루트, 간선지 등을 잘 조합하여 순간 몰려드는 주문량에 대하여 원할한 배송을 진행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금융, 물류, 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 등을 포괄 제공하는 업체가 되었고,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디지털 경제시대의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가 됐다. 이런 일련의 알리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보여주는 파노라마 현장이 바로 광군제이다. 실제적인 상품에서 엔터테인먼트 상품, 도시에서 농촌, 국내에서 해외에 이르기까지 전 업체의 많은 브랜드와 협력업체들이 함께 협력해 만들어내는 종합적인 능력이 이 하루 동안 전 세계에 보여지기를 장용 회장은 꿈꾸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이벤트를 만들어 낸 알리바바가 대단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용 회장은 이 아이디어보다 이를 함께 만들어 낸 입점 업체와 많은 협력업체들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광군제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장용 회장도 이 문제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한다고 한다.

작년 2,135억위안을 이룬 광군제는 전과 전혀 다른 변화를 통하여 3,000억위안, 5,000억위안, 1조위안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몇 년전 마윈이 10억의 주문량을 돌파할 것이라고 했을 때도 많은 이들이 놀라워 했는데, 이미 넘어섰다. 해당 매출 또한 단순한 꿈은 아닐 것이다. 이 쇼핑 축제에 좀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특히 패션 회사들이 함께 혜택을 누리고 그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