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인사이트 연재글

2020-01-01 | 패션인사이트 856호 |

고객이 있는 곳, 소셜커머스 시대가 열린다

티몰, 징동, VIP 정체와 UV당 마케팅비 급증

철옹성 같던 알리바바를 필두로 3강 체제에 저마다의 강점을 가지고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다양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알리바바 입점 아니면 답이 없어’ 라고 말한다면 이 생태계를 이해 못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기회를 보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니 브랜드 이커머스 진출은 대안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2018년을 기점으로 2019년 중국 이커머스는 소셜커머스의 부흥기라고 말할 수 있다. 티몰(天猫), 징동, VIP, 전통 이커머스 플랫폼 성장의 정체와 UV (Unique Visitor: 1일 순방문객)당 마케팅 비용의 상승 등으로 브랜드는 고객이 몰려 있는 SNS 채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SNS 채널은 보유한 고객 수를 기반으로 브랜드와 콜래보레이션을 시작하며 직접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 알리바바 그룹

이제는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에 뛰어들었고,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새롭게 등장하며 소셜커머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매년 평균 90%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2018년에는 1조 2624억RMB(한화 약 200조) 매출액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발생하였다. 이는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약 15%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2019년에는 한화 326조 (20%), 2020년에는 30%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서 소셜커머스 토양을 만든 것은 중국 최대의 SNS 플랫폼인 웨이보(微博)의 성장[2011년] 과 웨이신(微信)의 결제 서비스(微信支付)[2013년]가 큰 역할을 감당했다. 여기에 기폭제 역할을 한 텅쉰에서 미니프로그램(小程序)[2017년]을 배포하면서 소셜커머스 고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 뒤로 위챗 기반의 각종 커머스 형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각종 SNS 채널이 커머스 서비스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소셜커머스는 각 구매 형태와 판매 주체에 따라 회원형, 공동구매형, KOL생방송형, 콘텐츠형, 단체구매형, 소셜서비스 중심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회원형은 플랫폼이 브랜드와 직접 계약하여 구매, 운영,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에 모집된 회원들을 통해서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를 진행하는 커머스로 윈지(云集), 베이디엔, 아이쿠춘 등의 플랫폼이 있다. 공동구매형은 불특정 다수가 서로 추천하고 전달하며 판매자를 모아 최저가로 구매하는 커머스로 작년에 가장 뜨거웠던 핀둬둬, 징동공동구매, 슈닝공동구매 등이 있다. KOL생방송형은 기존 KOL들을 통하여 클립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기존 고객군을 대상으로 동영상 기반의 커머스를 시작하며 판매하는 형태로, 타오바오 즈보, 더우인, 콰이쇼우(快手), 모구지에 등이 있다.

콘텐츠형은 각종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 TPO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여 판매하는 형태로 샤오홍슈, 바오바오슈가 있다. 단체구매형은 공동구매와 회원제 형태가 통합되는 형태으로 특정 소셜그룹이 함께 특정 상품을 최저가에 구매하는 형태로 스후이투안, 매일이타오(每日一淘)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셜서비스 중심의 커머스는 SNS의 기본인 위챗 서비스와 해당 고객군을 기반으로 각종 커머스를 제공하는 형태라고 이해하면 되고 요짠, 웨이멍(微盟)이 여기에 해당한다.

소셜커머스 플랫폼의 60% 고객이 30세 이하인 만큼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은 뷰티, 패션, 생활용품, 헬스 순이다. 이들 고객은 월 평균 22시간을 클립 동영상을 보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만큼 동영상 서비스 기반의 소셜커머스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콰이쇼우(快手)는 판매 기능을 추가하고, 더우인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며 많은 브랜드사의 입점 영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는 해당 플랫폼을 통한 전환율이나 재구매율이 높지 않아 브랜드사들에게 높은 ROI를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내부적으로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며 개선책을 찾고 있고, 무엇보다 이들은 고객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선호하며, 소비패턴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고객 데이터라는 강력한 도구를 가지고 있기에 향후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또 한 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저가 커머스로 지난해 인기를 끈 징동공동구매

핀둬둬의 창업자 황정(Huang Zheng)

중국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최근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다크호스로 급성장하는 브랜드들이 있고, 이들의 공통점은 소셜커머스가 가진 강점을 본인 콘텐츠 차별화와 잘 조합하여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필자도 최근에 진출을 고민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모 한국기업에게 경쟁이 치열한 기존 플랫폼에 들어가서 싸움을 하기보다는 새롭게 떠오르는 소셜커머스와 독점 제휴로 동반 성장에 대한 제안을 하면 새로운 기회와 함께 빠른 안착을 할 수 있겠다고 제안하였다. 중국의 3강 이커머스 플랫폼 체제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지만, 핀두어두어가 새로운 시장과 고객의 기회를 통해 그 명성을 깨고 급부상하였던 것처럼, 또 다른 소셜커머스가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채워주며 화제를 불러 일으킬지 기대가 된다.

고객이 있는 그 곳에 반드시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며 기회를 보고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있는 곳이라고 F&PLUS 지식 연구소는 확신한다.

소셜 커머스 형태와 경쟁자들

인고객 TPO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여 판매하는 샤오홍슈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동영상 기반 커머스 타오바오 즈보